며칠 전부터 오른쪽 아래 어금니 뒤 편 잇몸이 시리고 욱신거리기 시작했다. 침을 삼킬 때도 아프고 밥을 먹을 때도 미간 사이 주름이 쭈그러들었다 펴질 정도로 잇몸이 퉁퉁 붓고 아팠다. 사랑니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. 몇 년 전 학생일 때 치과에 가서 찍었던 엑스레이에서는 4개의 사랑니가 잇몸 아래에 꽁꽁 몸을 뉘어 숨어 자고 있었는데 그놈 중 제일 큰 사랑니가 잠에서 깨 20살을 마무리하는 겨울에 자라기 시작하는 중이다. 사랑니는 어른이 될 때 그리고 사랑할 때 난다고 하던데 나는 어른일까 사랑 중일까. 퉁퉁 부은 잇몸을 보고 사랑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는 못한 것 같다. 그럼 너는 정말로 사랑 중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내 특유의 왼쪽 입꼬리만 올라가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머쓱함에 내..